수술의 탄생 끔찍했던 외과 수술을 뒤바꾼 의사 조지프 리스터
수술의 탄생 끔찍했던 외과 수술을 뒤바꾼 의사 조지프 리스터

수술! 의학과 기술이 발달한 요즘에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가슴이 뛰고 긴장되기 마련이고 다른 이가 수술을 받게 되었다면 위로와 격려는 필수일 겁니다.

하지만 근대까지 외과 수술은 죽음으로 가는 관문과 마찬가지였고 수술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망의 주요 원인은 불결한 수술실 환경과 위생 개념이 없는 의사들로 인한 감염때문이었지만 당시의 지식으로는 세균에 대한 개념이 없었으므로 원인을 알지 못했으며 심지어 고름은 치유 과정의 일부라는 믿음을 가진 이가 대다수였습니다.

심지어 고름이나 피로 오염된 손을 진정한 의사의 상징으로 여겼고 입고 있던 옷이나 수술 도구들은 씻지를 않았으며 병원은 환자의 체액이나 배설물로 오염되어 있었고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온갖 감염이 일어나는 죽음의 공간이었습니다.

리스터는 학적 연구와 실험, 그리고 이를 수술에 반영하는 지속적인 개선으로 수술후 감염 원인을 찾고 해결하여 죽음으로 가는 급행 열차였던 수술을 환자를 살리는 의술의 핵심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 책은 현대적인 소독법을 발견한 외과 의사 리스터에 대한 전기입니다.

당대에는 세균 이론을 받아 들이지 않았으므로 리스터의 소독법도 사실을 왜곡하는 해로운 이론이라는 맹렬한 비난을 받았고 리스터 이전에도 산과 의사들의 손씻기를 강조한 의사 제멜바이스는 비난과 조롱으로 직업을 잃고 정신병원에서 쓸쓸하게 삶을 마감했습니다.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게 누리는 지금의 문명화된 생활은 이런 선구자들의 희생과 업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최근의 백신 거부등 과학에 대한 여러 음모론과 반대를 보면서 그들이 바라는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인지, 불과 19세기 중반의 병원만 봐도 이렇게 끔찍한 시대라는 걸 모르는 것인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외 별개로 저처럼 과학사와 근대사에 관심이 많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며 아래는 대략적인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P.S 마지막까지 그의 소독법을 받아 들이지 않은 신대륙의 의사들은 소독법의 유해성과 잘못된 점을 비난하기 위해 리스터를 초대했습니다.
이때 강의를 들은 한 형제는 아이디어를 얻어 수술에 쓰기 위해 소독한 붕대와 실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했고 그 회사는 바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중 하나인 존슨앤존슨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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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암울한 병원 환경에서도 현실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여러 선지자들에 의해서 꾸준히 일어났습니다.

특정 병동에서 출산한 산모들이 집에서 출산한 산모에 비해 사망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상을 이상하게 생각한 헝가리 출신의 의사인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는 관찰을 통해 부검을 하다가 손도 씻지 않고 아이를 받는 의사를 통해 병이 옮는다고 가정하고 진찰전에 손 씻기를 시행해서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는 이에 기반하여 의사들의 손씻기를 장려했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의 사망 원인이 자신들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고 제멜바이스는 근무하던 병원에서 짤리고 비난과 조롱을 듣다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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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나즈 제멜바이스 출처: https://slownews.kr/wp-content/uploads/2020/03/Ignaz_Semmelweis_1860.jpg

리스터(1827~1912)는 영국에서 포도주 사업을 하는 부친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특이하게도 그의 부친은 기존 현미경이 지난 많은 결함을 개선한 광학 분야의 대가였고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직접 렌즈를 갈고 필요한 수학 계산을 해서 개량된 현미경을 만들어 냈고 이런 업적으로 가입하기 힘들다는 왕립 협회 회원이 되었습니다.

리스터는 어릴 때 부터 부친이 만든 현미경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것을 즐겼고 뛰어난 그림 솜씨로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물들을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리스터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외과 의사를 선택했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 다양한 수술 경험을 쌓으며 끊임없이 감염증의 원인을 찾고 수술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을 줄이고 이전 생활로 돌아갈수 있도록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실험과 이론, 그리고 광학 현미경을 통해 염증과 부패의 원인을 찾는데 노력했으며 현미경 따위는 어른들의 장난감이고 의술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학계의 주류 의견에 맞섰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의 부패 증상을 막거나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점점 좌절했지만 리스터의 동료는 그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최신 정보를 제공했고 그것은 루이 파스퇴르의 미생물에 의한 발효와 부패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리스터는 이에 착안하여 미생물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고 가정하고 상처에 균이 번지지 못하도록 세균을 없앨 소독 물질을 찾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포도주와 키니네등 전통적으로 상처를 씻는데 사용하던 물질들은 효과가 없거나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었고 리스터는 많은 소독 물질을 시험하면서 쓰레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한 석탄산(페놀)에 주목하고 이를 희석해서 소독약으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그는 이를 이용해서 손, 수술기구, 병동을 소독하였고 그가 맡은 환자의 사망률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는 이런 결과를 오랫동안 정리한 후에 소독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지만 세균의 존재를 부정하는 당대의 의사들은 이런 결과에 대해서 냉담했고 심지어는 과거 의사들을 비난하고 공을 자기가 가로채기 위해 거짓을 일삼는다는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어떤 의사는 소독법을 “의학의 최신 장난감” 일 뿐이고 리스터같은 이의 “호사스러운 취미”만큼 “과학적 의학이나 수술의 진정한 발전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며 환자의 식단이나 식사량을 늘려서 사망률을 줄일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스터는 이런 많은 편견과 부정적인 의견에 맞서 싸웠고 빅토리아 여왕의 종기 수술등 여러 계기 후에 기존 의학계는 마지못해서 조금씩 세균 이론을 받아 들였습니다.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거나 감화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대자들이 다 죽고 나서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때 비로소 승리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처럼 소독법의 정착은 다양한 지역에서 온 리스터의 제자들이 의사가 된 후에 외과 수술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정착되었다고 하니 시대의 통념이 바뀌려면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며 책을 덮었습니다.

Written by

20년 경력의 야크 털 깍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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